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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20년된 아파트가 새 단지보다 비싸네

김 만성 2006. 11. 9. 22:38
어? 20년된 아파트가 새 단지보다 비싸네
한 달이 넘게 서울ㆍ수도권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집값 상승은 △중소형ㆍ재건축 위주 △수도권 전역 동시 상승 △미래가치 우선 반영 △실수요층 주도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단기간에 집값이 1억~3억원 이상 뛰다 보니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부동산 시세 역전현상도 곳곳에서 관측된다.

서울 강남권에선 20년 넘는 헌 아파트가 올해 초 입주한 대형단지보다 높게 거래되는가 하면 재건축 기대감에 들썩이는 과천 중층아파트 값은 서초구 잠원동 일대 같은 중층아파트보다도 비싸졌다.

또 수도권 북동부 외곽 구리 중대형 아파트값은 서울 마포구의 같은 평형 아파트값을 앞지르기도 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교육, 교통 등 주거편의와 함께 미래가치가 집값에 크게 반영되면서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나름의 이유가 있는 곳도 많지만 상식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 낡은 아파트>새 아파트 = 강남구 대치동 우성1차 아파트 31평형의 현재 호가는 17억원이다.

이번주 초 16억5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될 뻔했지만 집주인이 계약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16억5000만원이라는 가격은 강남 대표단지로 평가받는 강남구 도곡동 렉슬아파트 33평형 호가 15억원보다 1억5000만원이나 비싸다.

렉슬은 올해 2월 입주한 새 아파트지만 우성1차는 1984년 5월 입주한 낡은 아파트. 단지 규모도 3002가구 대 690가구로 차이가 있다.

게다가 우성아파트는 재건축을 하려면 10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한마디로 오래된 아파트값이 비슷한 입지의 새 아파트보다 높은 셈이다.

인근 중개업소에선 원인을 2가지로 꼽는다.

먼저 우성1차 아파트의 중학교 학군이 렉슬보다 좋다.

우성1차 거주자는 대청중학교, 렉슬 거주자는 대치ㆍ도곡ㆍ역삼중학교가 배정된다.

진학 고등학교는 두 아파트 모두 같다.

여기에 우성아파트는 녹지가 많고 양재천 조망권도 있어 주거만족도가 높다는 평가가 많다.

도곡동 S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잠잠했던 5~7월만 해도 두 아파트의 시세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며 "하지만 집값이 오르면서 실질적인 주거편의를 따지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렉슬은 새 아파트라 매물이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단 시장에 매물이 나오면 시세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 수도권 재건축>강남 재건축 = 한 달 새 집값이 3억원 넘게 뛴 과천은 일부 평형 시세가 강남권을 능가한다.

중층단지인 과천 부림동 주공 8단지 27평형의 현재 시세는 7억8000만원선. 호가는 8억원까지 나온다.

현재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11차 25평형 시세는 7억5000만원. 강남구 서초동 중층아파트 시세보다 비슷한 평형 과천아파트값이 더 비싼 셈이다.

두 단지는 각각 1983년, 1981년 입주해 재건축을 하려면 5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과천 주공 8단지 시세는 작년 말과 올해 입주한 역삼동 삼성래미안과 대우푸르지오 24평형 시세인 7억원대 초반보다도 높다.

작년 10월만 해도 과천 주공 27평형 시세는 4억5000만원 안팎이었고, 같은 시기 잠원동 한신아파트는 5억원대 중반이었다.

원인은 과천의 주거편의성도 있지만 심리적인 요인과 재건축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과천 주공 8단지 27평형의 대지 지분은 20평이 넘는다.

재건축시 34평형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과천 A공인 관계자는 "3단지와 11단지 재건축 공사가 본격화되고 2단지와 6단지 등 추가 재건축사업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 전체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고 전했다.

과천 지역 다른 L공인 관계자는 "과천은 추가 신도시 후보지들과 인접한 데다 녹지, 교육, 교통 등 주거환경이 강남 못지않다"고 말했다.

◆ 수도권 북부 중대형>강북 중대형 = 수도권 북동부 지역 중대형 평형 시세가 강북 집값을 넘어선 사례도 적지 않다.

구리시 토평동 토평래미안 45평형은 최근 급등세를 타고 8억원에 거래가 됐다.

반면 역세권인 마포구 마포동 쌍용황금아파트 43평형은 시세가 6억5000만 선이다.

1년 전에는 토평래미안이 4억8000만~4억9000만원, 마포 쌍용황금아파트가 5억원 선으로 엇비슷했지만 1년 새 가격이 역전되며 격차가 1억5000만원으로 벌어졌다.

마포 쌍용아파트는 마포역에서 3~5분 거리로 교통이 편리한 데다 13층 이상층은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총가구가 339가구로 단지가 작은 것과 평지가 아닌 오르막에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마포동 K공인 관계자는 "학군이 떨어지고 좋은 학원이 많지 않은 것이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 이유"라고 지적했다.

구리 토평동은 강동구 암사동과 구리시 아천동을 잇는 암사대교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9월에 착공한 것과 지하철 8호선 연장계획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급등했다.

강남권 진입이 훨씬 수월해진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현재는 1호선 구리역에서 비교적 멀고 2호선 강변역이나 5호선 강나루역에서 버스로 15~20분 정도 걸리는 등 교통이 불편한 게 사실. 한 시장 전문가는 "총면적이 23만평으로 다른 택지지구에 비해 규모가 작고 재료가 너무 빨리 반영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심윤희 기자 / 김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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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8 16:27:0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