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중국산 먹을거리 안전사고로 시민들의 입에서는 "도대체 먹을 수 있는 게 없다"는 푸념이 터져나오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만 `파동'이라고 불릴 만한 큰 사고가 1-2년마다 한 번씩 반복되고 있어 중국산 먹을거리 전체에 대한 불신을 지속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멜라민 분유 파동도 중국 내에서 분유를 먹는 영아들의 피해가 가장 컸지만, 중국산 유제품이 국내로 수입되는 과자와 커피크림에까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은 눈덩이처럼 더욱 불어나고 있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중국산 수입 식품들에 대한 보건 당국의 검역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지만, 계속해서 비슷한 유형의 식품 사고가 반복되면서 시민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반복되는 중국산 식품 안전 사고 = 국내에서 근간에 가장 파문이 컸던 중국산 식품 사고는 2005년 10월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중에 유통되는 김치에 대한 안전성 검사 결과, 9개 중국산 제품에서 회충, 구충, 동양모양선충, 사람등포자충 등 4개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국산 김치는 국내산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해 대부분의 식당에 유통되고 있었던 터라 시민들 사이에서 김치 공포가 확산됐으며, 정부와 보건당국은 원료 농산물에 대한 관리기준 의무화 등 수입김치 안전대책 추진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같은 해 7월에는 중국산 장어에서 `말라카이트 그린'이라는 산업용 색소가 검출돼 파문을 일으켰다.
식약청은 당시 중국산 살아 있는 장어 1개 품목과 냉동조미장어 6개 품목에서 이 화학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으며, 수정란의 소독, 양식 등 과정에서 사용된 이 물질은 위험성이 높은 발암 물질로 알려져 시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4년에는 중국산 찐쌀에서 이산화황이, 2000년에는 중국산 냉동 꽃게에서 납덩이가 발견되는 등 중국과 한국의 교역이 본격화한 이후 중국산 식품사고는 1-2년에 한 번 꼴로 계속 터져 나왔다.
또 올해 초에는 가까운 일본에서 중국에서 수입한 냉동 만두를 먹은 이들이 약물중독 증세를 보였고 당국이 조사를 벌인 결과 만두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농약만두' 파문이 일본열도를 달궜다.
식약청은 당시 문제의 만두를 생산한 중국업체의 제품이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만두가 2천654t에 이르고 뷔페식당과 중국음식점에 주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산 만두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없게 했다.
지난 4월 큰 파문을 일으킨 농심의 `생쥐머리' 새우깡도 농심이 이 노래방새우깡을 중국의 자체 공장에서 반제품으로 생산해 들여오던 것이었다.
식약청의 실사 결과 제조공정의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결론지어졌지만, 농심은 소비자들의 불안을 감안해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식탁 위에 중국산 아닌 것이 없다" = 계속된 식품 사고에도 중국산 식품의 수입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중국산 식품 수입량(식품첨가물과 기구.용기 포함)은 2006년에는 7만6천985건(236만t)이었으나 지난해에는 8만6천273건(314만3천t)으로 늘었으며, 올해에도 8월말 현재까지 5만2천914건(158만3천t)이나 됐다.
전체 식품 수입량 중 차지하는 비중도 중량으로 따졌을 경우 21%에서 26.6%로 훌쩍 늘었으며, 올해에도 8월말 현재까지 19.7%를 차지했다.
게다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수도 2006년 381건에서 지난해 588건으로 더욱 늘어 불안을 더하고 있다.
중국산 식품은 국내 제품이나 다른 수입산 제품에 비해 값이 싸 가공식품의 원료로 주로 쓰이고 있으며, 저렴한 농산물은 대중음식점의 밑반찬, 음식재료로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 서민들의 먹을거리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게다가 바쁜 생활패턴으로 인해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먹는 경우보다는 밖에서 해결하거나 과자나 빵, 반제품 등을 사다가 간편하게 먹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면서 중국산 식품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정을 체감하고 있는 시민들은 보건 당국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기대하면서 당장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회사원 김모(34.여) 씨는 "직장을 다니면서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밖에서 사먹거나 만들어진 제품을 사다먹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보니 중국산 재료가 안 들어간 것이 거의 없다는 걸 알게됐다"며 "이제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은 먹지 말아야 할지 구분 자체가 어려운 것 같아 음식을 먹을 때마다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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