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센 여인들, 올림픽 정신 완성했네
오마이뉴스 | 기사입력 2008.08.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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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을 비롯한 11명의 무제한급 여자 역도 선수들은 100kg이 훌쩍 넘는 바벨만 번쩍 번쩍 든 게 아니었다. 그녀들은 넘치는 힘으로 국가 간의 장벽도 들어메친 듯 했다. 이들 통 큰 여인들의 힘으로 무제한급 여자 역도 대결이 펼쳐진 베이징 항공항천대 체육관은 올림픽 정신이 활짝 피어난 장소가 됐다.
엘살바도르 선수가 바벨 앞에서 기도를 하면 관중들도 함께 침묵했다. 장미란 선수가 바벨을 들기 전 "으앗!"하고 기합을 넣으면 중국 관중들도 힘을 보태는 듯 소리를 질렀다. 미국 선수가 힘차게 바벨을 들어올리면 호주 응원단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졌고, 호주 선수가 실패하면 우크라이나 응원단에서 탄식이 터졌다.
장미란 기록 세우자 성조기가 나부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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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챔피언' 장미란 선수가 자신을 위해 선곡한 노래는 바로 가수 싸이의 < 챔피언 > . 장 선수가 기록을 갱신할 때마다, 그리고 금메달을 확정 지었을 때 경기장에는 싸이의 음성을 타고 < 챔피언 > 이 흘러 나왔다.
"모두의 축제! 서로 편 가르지 않는 것이 숙제. 소리 못 지르는 사람 오늘 술래. 다 같이 빙글 빙글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수월래! 함성이 터져 메아리 퍼져, 파도 타고 모두에게 퍼져!(중략)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하면서 이것 보소 남녀노소 좌우로 흔들어~. 챔피언! 소리 질리는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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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대결이 빚어내는 긴장감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사모아 선수가 인상 113kg을 들어올리면 호주 선수가 114kg을 성공시켰고, 나이지리아 선수는 몸을 비틀어서라도 기어코 115kg을 들어올렸다.
뒤이어 미국 선수도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115kg을 번쩍 들어 올린 뒤 관중들에게 살짝 미소를 보내는 '센스'를 발휘했다. 그러면 우크라이나 선수는 여기 보라는 듯 118kg을 성공시킨 뒤 관중을 향해 손으로 V를 그려 보이는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용상 경기에서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미국 선수는 150kg 도전에 실패했어도 한동안 경기장에 서서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처음과 똑같은 미소를 보여줬다. 그리고 호주 선수는 '고작' 140kg에 도전하면서도 좌우의 관중석을 향해 '나에게 응원의 박수를 치라'는 과장된 몸짓을 선보였다. 호주 선수는 도전에 실패. 그래도 관중은 박수를 보냈다.
금메달 기록에 한참 모자라도 도전에 실패하면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 카자흐스탄 선수는 147kg 도전에 실패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사모아 선수는 152kg을 들어 올리지 못한 뒤 선수 대기실에 주저앉아 얼굴을 묻고 오랫동안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계속 웃지 않던 장미란 선수는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에야 눈물 섞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반쪽'과 손잡고 걷는 호주 선수... 장미란도 그런 모습 보여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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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수 쉐릴(25)이었다. 그녀는 "좀 더 강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며 "다음 올림픽에도 나가면 좋겠지만 4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다"며 웃어 보였다. 뒤를 따르던 그녀의 가족들도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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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라 선수 역시 "아까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너무 피곤해서 관중에게 응원을 받고 힘을 얻고 싶었다"며 "결국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결과에 만족한다"며 웃었다. 정말 그녀의 '반쪽'인 약혼자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들은 우리 < 오마이뉴스 > 취재팀보다 먼저 현장을 떠났다. 문득 세계에서 가장 힘센 여인 장미란 선수는 '반쪽'과 함께 걸어가던 호주 선수처럼 애인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없다면, 빨리 생겼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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