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공인중개사 사무소 자세히보기

부동산정보/오늘의 뉴스

스키 한나절 타고 떡볶이 먹으면 10만원 훌쩍

김 만성 2011. 12. 22. 14:22

스키 한나절 타고 떡볶이 먹으면 10만원 훌쩍
‘스키장 물가’ 내리막은 없고 오르막만 있나
문화일보|
노기섭기자|
입력 2011.12.22 11:36

 

 

"제값 다 주고선 도저히 올 엄두도 못 냈을 겁니다."

지난 17일 경기 이천시 J리조트는 본격 겨울 날씨가 시작되면서 대표적 겨울 스포츠인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 8년 만에 이곳을 방문해 심야에 보드를 즐긴 박모(29)씨는 할인되는 신용카드를 사용했음에도 10만원을 넘게 써야 했다.

박씨는 스키장에 6시간 동안 머물며 리프트권을 구입하는 데 4만8500원, 보드 대여비로 1만4000원, 옷 대여료로 1만원을 썼다.

이후 스키장 내 음식점에서 4만원을 간식비로 지출했다. 박씨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컵라면과 같은 사이즈의 우동을

6500원이나 받는다"며 비싼 스키장 물가에 혀를 내둘렀다.

↑ 21일 강원 평창군의 한 유명 스키장을 찾은 스키어들이 입장권을 구입하고 있다. 평창 =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역시 같은 날 강원 홍천군 D리조트를 찾은 이아름(여·27)씨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시중에

판매되는 김치찌개보다 양이나 질에서 훨씬 못한 김치찌개가 스키장 내에선 9000원에 팔리고 있다"며 "성수기에는 리프트권도

7만원 가까이 되는데 해마다 스키장들이 리프트권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주요 스키장들은 해마다 공식적인 통보 없이 리프트 이용권의 가격을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해 왔다. J리조트의 경우 지난 2009년 5만8000원이던 주간 리프트권 가격을 지난해엔 6만2000원으로 6.8% 인상했고,

 올해는 6만5000원으로 지난해보다 4.8% 인상했다. 이 리조트의 야간 리프트권 가격도 2009년 4만8000원에서 지난해 5만1000원

으로 6.25% 올랐고, 올해엔 지난해보다 5.8% 오른 5만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D리조트의 주간 리프트권 가격도 2009년 6만1000원에서 지난해 6만4000원으로 4.9% 올랐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6.25% 오른

6만8000원이다. 이 리조트의 야간 리프트권 가격 역시 지난해 5만원에서 올해는 8%가 인상된 5만4000원이다.

또 전국 대부분의 스키장에 설치돼 있는 간이매점과 식당 등 부대시설 이용요금도 시중보다 턱없이 비싸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스키장들은 관리상의 어려움을 들어 스키장 안에 설치된 간이매점을 일반인에게 임대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판매되는 음식 가격은 시중보다 2~3배가량이나 비싸다.

실제 대부분의 스키장 간이매점들은 일회용 용기에 담은 떡볶이를 5000원, 우동 한 그릇에 6500원을 받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매점은 슬로프 주변의 간이매점과 식당뿐이어서 가격이 비싸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곳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J리조트 관계자는 "해마다 물가 상승률에 전기료나 인건비 등을 감안해 리프트권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스키장 내

식·음료 매장의 경우 겨울 동안만 영업을 하는 데다 외부에 임대하고 있고 임대 사업자의 원재료비와 인건비, 마진 등이

포함되다 보니 불가피하게 비싼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D리조트 관계자도 "해마다 전기료와 인건비 등 스키장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승해 리프트권이나 음식 가격에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며 "우리의 경우 스키장과 주요 도시 간 왕복 버스 편을 무료로 제공하고 다양한 신용카드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고객들이 인상된 가격에 대해 거부감이 없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해마다 스키장들이 부담해야 하는 제설비용이 엄청나고 리프트 가동과 조명에 들어가는 산업용 전기의

가격도 크게 오른 데다 짧은 기간 동안의 영업이 스키장의 한 해 성과를 좌우하게 돼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강병무 한국소비자원 가격조사팀 책임연구원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스키장의 상황이 사업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며 "리프트권이나 음식 등을 비싸게 팔아도 대체재가 없는 데다 편하게 놀러 갔다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소비자들은 봉이 될 수밖에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소비자가 스키장들의 폭리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강 연구원은 "1년에 몇 번 가지 않는다고 무심코 생각하지 말고

전자제품처럼 각 스키장의 가격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18년에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되는 등 동계스포츠의 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스키장 사업자들도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전체 동계스포츠

 인구가 늘어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기섭기자 mac4g@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