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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 규제 강화에 강남집값 '주춤'

김 만성 2009. 9. 10. 19:09

DTI 규제 강화에 강남집값 '주춤'
非강남권 집 못 팔아 강남집 못사…도미노효과

2009.09.10 17:08:20 입력, 최종수정 2009.09.10 17:41:23

 

#1. 사업가 A씨는 며칠 전 서울 강남권의 한 재건축아파트를 사려던 계획을 접었다. 분당의 182㎡ 아파트를 팔고 보유 현금을 더하면 1억 남짓 대출만 받아도 충분히 매입할 수 있었다. 분당 집은 8억7000만원에 팔기로 가계약까지 한 상황. 하지만 갑자기 정부의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확대 대책이 발표되면서 계약이 깨져 버렸다. 분당 집을 사려던 사람이 필요한 금액만큼 대출을 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A씨 역시 새집을 살 수 없게 됐다.

#2. B씨는 얼마 전 서울 개포동 주공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중도금까지 치렀다. 평촌에 있는 집을 팔면 별 무리 없이 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B씨 역시 갑작스러운 DTI규제책 발표로 기존 아파트 매수문의가 끊겨버리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그는 "금방 팔릴 줄 알았던 원래 집이 매매가 힘들어지면서 잔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꺼내든 DTI규제 확대 카드에 강남 재건축 시장도 주춤거리고 있다. 주요 재건축 단지마다 매수문의가 뚝 끊기고 일부 아파트는 소폭이나마 가격이 떨어졌다.

정부 대책은 이미 DTI 규제를 받고 있는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에 DTI규제를 확대 적용키로 한 것. 규제안 발표 직후에는 강남 3구 이외 지역 집값만 떨어뜨리고 강남권 재건축 가격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개포주공1단지도 최근 매수문의가 줄어들고 있다. <매경DB>
하지만 다른 지역 기존 집을 팔고 재건축아파트를 매입하려던 수요가 위축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목동, 분당, 평촌, 용인 등의 기존 집을 팔고 현금을 보태 매입을 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DTI 규제로 원래 집을 팔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개포동 주공1단지는 지난주보다 1000만원가량 가격이 떨어졌고 매수문의도 크게 줄었다. 43㎡가 8억6000만원에서 8억5000만원, 49.5㎡가 10억5000만원에서 10억4000만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남도공인 관계자는 "목동이나 분당, 서울 강북권에서 이쪽으로 갈아타기를 하려던 수요자들의 매수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얼마 전에도 상계동에서 중대형 아파트를 팔고 주공1단지 43㎡를 사려던 고객이 매입을 포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잠실 주공5단지도 115㎡가 12억3000만~12억5000만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000만~2000만원가량 떨어지고 매수문의도 크게 줄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반포 주공 1단지 등도 가격 변동은 거의 없지만 매수세가 크게 줄었다.

이덕원 반포 양지공인 대표는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DTI규제 확대 이후 타지역 거래가 위축되면서 자연스레 매매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지난달 말 자금출처 조사 발표로 매수문의가 많이 줄어들었는데 이번 발표로 거래두절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얼마 전까지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당분간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다른 지역에 대한 DTI 규제가 강남 재건축 시장에 예상보다 강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부가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만큼 한동안은 시장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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