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2 11:36

●군계일학, 고급주택·중소형오피스텔●
부동산시장은 경기변동의 대표적인 후행지수다. 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보니 따라오는 부동산이 회복되기는 멀어 보인다. 마치 계절은 무더운 여름을 넘어 가을로 가는데 부동산시장은 아직도 겨울에 머물고 있는 형국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9월 둘째 주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서울과 신도시 모두 각각 0.03%와 0.10% 하락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거래시장이 악화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재건축시장 또한 서울이 0.08% 하락했으며 경기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가을 성수기라고 불리는 10월 분양시장에서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오는 10월 전국에서 총 81개 단지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총 4만9316가구가 공급되며 이 중 3만9789가구가 일반 분양(임대 포함, 오피스텔 제외)된다. 이는 지난해 동월 9만2435가구보다 무려 57%나 감소한 것으로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난 것이다.
불현듯 이문열의 장편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가 떠오른다. 추락하기만 하는 부동산시장에도 이 소설의 제목처럼 날개를 달을 수 있을까. <이코노믹리뷰>에서는 부동산시장에 달 날개를 찾아봤다.
■1. 고급주택, 그들만의 리그는 계속된다
아파트는 한동안 성냥갑이라고 불린 적이 있다. 똑같은 모양에 똑같은 구조, 마당도 없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없는 공간이라는 비아냥거림이었다. 최근에야 주상복합이나 몸값 좀 나간다는 아파트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구조로 설계변경을 해 초기단계부터 모양새를 달리하는 등 변신 중이다.
정부에서도 똑같은 모양이나 층수로 아파트를 지을 수 없도록 규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넓은 정원과 탁 뜨인 전망을 갖춘 단독주택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참살이(웰빙)나 로하스 등 자연친화적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전통 부촌의 단독주택들이 재조명받고 있는 중이다. 평창동, 구기동, 한남동, 성북동 등 전통 부촌은 물론 최근 삼청동, 부암동 등에 새롭게 들어서고 있는 고급주택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공동 단지 형태로 설계를 추진하거나 타운하우스의 공동 관리개념을 도입함에 따라 단독주택이 갖고 있는 문제점인 보안이나 주차 공간, 관리 등 문제를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쌍용건설이 종로구 평창동 일대에서 분양하고 있는 ‘오보에 힐스’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쌍용건설 오보에 힐스 분양 담당자는 “경사지에 위치해 북악산과 인왕산 등을 바라보는 조망권이 좋다”며 “보안이나 서비스가 별도로 제공되며 일부 세대에는 홈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3.3㎡당 2200만원선이다.
이와 관련해 김일수 국민은행 여의도PB센터 부동산팀장은 “작년에 이미 평균 두 배가량 가격이 폭등했다”며 “로하스적 삶에 대한 갈망이 커질수록 저층단지와 산 밑에 위치해 도심 속에서 자연환경을 조망할 수 있는 단독주택의 니즈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의 한 PB도 “자녀를 대학에 진학시켜 더 이상 학군에 대한 압박이 없는 고객들 사이에서 넓은 정원을 갖춘 단독주택 구입을 문의하는 층이 있다”고 전했다. 김남현 기자 (nhkim@ermedia.net">nhkim@ermedia.net)
■2. 그린벨트 해제, 땅값 오르지만 투자는 신중
정부가 9·19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2018년까지 수도권 그린벨트 100㎢를 해제해 40만 가구를 지을 수 있는 공공택지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그린벨트가 어디서 얼마나 풀릴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7대 광역도시권에서 2020년까지 해제 가능한 ‘그린벨트 조정가능지’는 전국적으로 총 342㎢에 달한다. 이 중 지금까지 222㎢가 풀리고 120㎢가 남아있다. 수도권에선 해제할 수 있는 조정가능지 124㎢ 중 이미 98㎢가 풀리고 26㎢가 남아 있다. 따라서 정부가 목표로 한 100㎢의 공공택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76㎢의 그린벨트를 추가로 해제해야 하지만 일단은 ‘그린벨트 조정가능지’들이 우선적으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서울에서는 서초구 내곡동과 신원동, 원지동 일대와 송파구 마천·거여동, 강남구 수서·세곡동 일대의 그린벨트가 거론되고 있다. 또 고양시와 인접한 은평구 수색·진관동 일대도 해제 지역으로 꼽힌다. 이밖에 강동구 강일동과 상일동 일대 그린벨트는 하남시와 인접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도에서 그린벨트 해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과천·광명·고양·하남·의왕·고양시 일대가 꼽히고 있다. 모두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해 개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들이다. 이 중에서도 과천시 과천동과 갈현동 주암동 일대는 지난 9일 이명박 대통령의 그린벨트 해제 관련 발언이 나오자마자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문의가 급증하는 등 해제 1순위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과천시는 33㎢가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있다. 광명시의 경우 시를 둘러싸고 약 24㎢의 그린벨트가 있는 데다 대부분이 조정가능지로 되어 있어 해제 가능성이 높다.
하남시 인근 그린벨트 지역도 서울 근교에 위치 해제예상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하남시에는 시 면적의 90% 이상인 89㎢가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있다. 또 전체 면적의 50%인 134㎢가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일대도 해제 예상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방침을 발표했다고 해서 당장 움직일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개인은 토지거래허가제 및 외지인이 토지를 소유할 때 부과하는 양도소득세 중과 등에 따라 투자 수익률을 전혀 낼 수 없는 상황이고 기업들은 미분양 증가로 토지를 매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주택·펜션 전문업체인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개발 가능한 그린벨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외지인이 접근하기 어렵고 환금성도 떨어진다”면서 “설사 투자하더라도 부재지주에 대한 양도세율이 60%까지 중과되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적극 나설 상황도 아니다. 과거 같으면 도심과 가까운 유망 지역의 땅을 선점, 향후 주택 개발을 도모할 만하지만 지금처럼 미분양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존 땅도 급매물로 내놓는 판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은 대모산자락 등이 그린벨트 해제지로 거론되면서 재건축사업과 별도로 호재를 만난 셈이지만 시장은 잠잠했다.
개포동 서울공인 관계자는 “그린벨트가 풀려도 개발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강남은 주택시장부터 모두 얼어붙었기 때문에 인근 땅이든 주택이든 매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린벨트 해제 예상지구에 대한 투자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대해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그린벨트투자는 실수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구 기자 (lhg0544@ermedia.net">lhg0544@ermedia.net)
■3. 오피스텔, 소형평형 품귀 임대료 상승
전세 품귀현상으로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소형평형대 아파트 매매시장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청약시장은 청약가점제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양극화 현상은 여전하다. 이렇게 주택시장이 불안하고 미래 예측이 불가능할 때에는 주택임대사업이 인기를 끈다. 매달 은행 금리보다 높은 년 5~7%의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주택 보유자들은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오피스텔 인기가 높다.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공급 부족으로 서울 강남 , 영등포, 광화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몸값이 크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 부족에 따른 낮은 공실률이 오피스 임대료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결과 올 2분기 3개권역(도심·여의도·강남)에 대한 오피스 공실률은 전체 1.02%로 전기대비 0.54%P 하락했다. 특히 현재 임대 중인 서울 소재 대형 오피스빌딩 81개를 조사한 결과 공실률이 0.6%로, 1분기에 비해 0.4%P 감소했다.
최근 서초 삼성센터 등 대형 오피스 물량이 공급되기는 했지만 대부분 자사 물량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오피스 공실률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서울과 수도권 내 오피스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연간 평균 66만㎡(연면적) 내외의 공급이 이뤄져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 향후 적어도 3년 동안에는 공급이 적어 가격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여의도, 용산, 상암, 송도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오피스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향후 3년 후에는 공급 과잉이 될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들은 오피스 임대 수요자가 많은 인기 지역으로 공급 과잉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오피스텔은 임대 수익률을 기대하는 수익형 상품으로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시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오피스 시장은 당분간은 시세 차익과 임대상승으로 인기 상품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오피스 인기 지역인 강남, 여의도, 광화문 지역 등은 꾸준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 외 지역은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역 선택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남구 역삼동 대우디오빌3차 49㎡ 시세는 연초보다 3000만원이 올라 현재 1억5000만~1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임대료 역시 올랐다.
연초보다 임대료가 무려 2750만원이 올라 현재 1억~1억2000만원에 형성되어 있다. 광화문 일대도 마찬가지로 많이 올랐다.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아침 59㎡는 연초보다 2500만원이 올라 1억5000만~1억6500만원, 광화문시대 59㎡는 2250만원이 올라 1억4000만~1억6000만원이다. 용산구 일대는 개발 호재에 힘입어 시세 상승률이 더욱 크다.
원효로1가 대덕디아뜨센트럴 49㎡는 연초보다 4000만원이 올라 1억3500만~1억4000만원이고, 임대료는 650만원이 올라 8000만~8200만원이다. 한강로2가 대우디오빌한강 36㎡는 연초대비 무려 5250만원이 올라 1억4500만~1억5000만원이고. 임대료는 500만원이 올랐다.
영등포구 일대는 최근 준공업지역 아파트 건립 허용 등의 호재로 오피스텔 시세가 상승했다. 양평동3가 대우미래사랑 79㎡는 4250만원이 올라 2억~2억4000만원이고, 문래동6가 임광그대가 102㎡는 500만원이 올라 2억3000만~2억5000만원이다. 유은정 기자 (apple@asiaeconomy.co.kr">apple@asiaeconomy.co.kr)
■4. 상가 양극화, 시세보다 싼 물건 노려야
평균 27대 1, 최고 67대 1. 얼마 전 포스코건설이 공급한 송도 센트로드 상가의 분양경쟁률이다. 상반기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상가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음을 감안할 때 그야말로 ‘대박’이다.
하반기에는 이외에도 노량진 민자역사 상가와 일산 킨텍스의 ‘레이킨스 몰’, 영등포의 ‘타임스퀘어’ 등 대형유통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센트로드 분양 대박이 시장 회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올 정도다.
노량진역을 새롭게 신축해 지하 2층, 지상 17층 규모로 재탄생하는 노량진 민자역사는 학원가가 밀집한 데다 노량진뉴타운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하루 23만~25만 명에 달하는 거대 상권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산 킨텍스 ‘레이킨스 몰’은 이미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메가박스 등의 입점이 확정된 상태여서 원스톱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대형 쇼핑몰로 완성된다.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특급호텔과 오피스빌딩, 백화점, 쇼핑몰 등 건물 7개동과 공원 녹지가 한데 어우러진 대형 유통단지로 계획됐다. 지난 몇 년간 우후죽순 생겼던 ‘나홀로 쇼핑몰’은 단독 상권 형성에 실패했지만, 초대형 복합쇼핑몰은 블랙홀처럼 주변 상권을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유통단지들의 분양을 앞두고도 전문가들의 전망은 신중한 편이다. 상반기 상가시장은 전반적인 침체 속에 지역별·상품별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이러한 양상이 대형유통단지들로 인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수경기 회복 없이는 수익형 부동산시장 활성화 역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반적인 침체는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후유증을 앓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역별·상품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일부 유망투자처들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 또한 큰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력이 충분한 투자자들은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대형유통단지들로, 그렇지 못한 투자자들은 안정성을 중시해 단지 내 상가들 위주로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수경기가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에선 시세보다 싼 물건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이 보통이다.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는 센트로드의 분양 대박 이유 역시 “다른 택지지구보다 분양가가 낮고 초기 투자금 동원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선 대표는 여기에 무조건 전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더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반기 가장 먼저 선을 보이는 대형 상가단지인 잠실 재건축단지 상가만 봐도 그렇다.
재건축 1단지 파인애플 상가는 규모와 입지 면에서의 장점도 크지만 역시 가장 큰 장점은 3단지에 비해 60~ 70%선인 분양가에 있다. 8월 중순부터 시작해 9월 중순 현재 60% 정도의 분양 계약률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단지 내 상가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그 인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택공사가 성남 판교와 용인 구성에 분양한 단지내 상가의 유찰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장경철 상가투자 전문가는 “불과 2년 전만해도 주공 상가는 민간 공급 아파트 단지보다 내정가가 낮고 입주세대수에 비해 상가비율이 적게 배정된다는 이점 때문에 큰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에는 대형마트 등 복합 유통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경쟁에 밀리고 있다”고, 단지 내 상가의 부진 이유를 들었다. 이재훈 기자 (huny@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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