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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보/전문가 칼럼

목동 아파트에 무슨 일이?…버블 7중 하락폭 최대

김 만성 2007. 5. 1. 17:03
목동 아파트에 무슨 일이?…버블 7중 하락폭 최대
재건축·리모델링 난망

◇ 재건축·리모델링은 난망 ◇

“5년 내 최악입니다 .” 서울 목동타운공인 박순희 대표는 요즘 부동산 경기를 이렇게 표현한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부동산 규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지만 정작 피해자는 목동권이라는 것.

“집값이 급등할 때 놀라던 주민들이 그때보다 더욱 당황하는 기색입니다 . 강남은 그렇다 치고 목동이 이렇게 많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는 얘기죠. 아파트의 경우 아예 전화 문의조차 없어요.”

좋은 교육여건에 재건축 기대까지 겹쳐 강남권 못지않은 상승세를 보였던 목동 부동산. 그러던 목동이 요즘 억(億) 단위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목동 부동산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 목동 부동산 왜 떨어지나 ■ 

  목동 부동산은 한때 부동산 상승세를 주도해왔다.

2000년대 들어 급등세를 타더니 지난해 오름 폭은 서울에서 강남권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버블세븐 지역 중에 가장 거품이 많이 끼어있는 지역이라는 오명(?)까지 받았다.

그러던 목동이 요즘은 반대로 하락장을 이끌고 있다.

이는 수치에서 잘 드러난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목동이 속한 양천구는 1.61%나 떨어져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구가 0.33% 빠진 것과 비교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목동 신시가지 단지 중 가격이 높은 3단지 35평의 경우 지난해 11월 14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됐다.

하지만 지금은 11억원 짜리 매물도 찬밥신세다.

목동3단지 주변 양지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꼭지를 찍더니 12월부터 올 3월까지 거래가 아예 없었다”며 “그러다 요즘 들어 11억원대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드문드문 거래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목동 중개업소를 다녀보니 아파트 대신 상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마침 찾아간 목동역 주변 목동타운공인에서도 양복을 입은 투자자들이 상가 매물 상담에 한창이었다.

대부분의 중개업소에도 상가나 빌라·오피스텔 매물만 많이 붙어있을 뿐 아파트는 오로지 ‘급매물’들만 간간이 보였다.

그렇다면 목동 부동산이 왜 이렇게 떨어지는 것일까.

첫째, 교육 여건에서 찾을 수 있다.

강남 대치동 다음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목동은 교육 면에서 아쉬울 게 없는 지역이다.

서울 어느 지역보다 명문 중학교가 많아 특목고 진학률 상위권은 모조리 휩쓸고 있다.

게다가 주변에 유흥업소가 없고 유명 학원들이 밀집돼있어 자녀 교육에 안성맞춤인 지역으로 이름났다.

하지만 이런 ‘교육특수’도 서서히 사라지는 분위기다.

내년부터 대입 내신비율이 50%로 높아지는 한편 2010년부터는 서울시가 광역학군제를 시행하기 때문. 이렇게 바뀐 입시제도 여파로 학군 수요도 예전만 못해졌다.

요즘엔 단지 내 학군이 포화되면서 자녀가 있다 해도 원하는 곳에 배정받기 힘들다.

이미 목동 중학교의 대부분은 정원이 다 차면서 더 이상 전학생을 받기도 힘든 상황이다.

굳이 교육을 위해 목동으로 이사 갈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 교육 효과 약화에 세금 부담까지 겹쳐 ■

특히 목동은 초등 및 중등 교육 주거단지로는 우수한 환경이다.

하지만 고등교육은 강남에 비해 열악한 상황. 결국 강남지역 집값도 동시에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목동을 거쳐 강남에 진입하기 보다는 바로 강남 진입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특목고에 대한 억제책 때문에 목동 중학교들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줄었다”며 “목동의 교육 인프라가 중학교 교육 중심으로 지속되는 한 강남에 비해 교육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둘째, 재건축 호재가 많이 약화됐다.

대부분 아파트 단지가 85~86년에 준공돼 20년 이상 된 데다 대지지분이 넓기 때문에 주민들은 유명 브랜드로 재건축하는 걸 내심 바라고 있다.

현재 용적률이 110~140% 수준인데 2,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재건축이 추진될 경우 용적률을 250%까지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많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기반시설부담금 등의 규제가 등장하면서 3년 안에 재건축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상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크지 않은 신규 주상복합단지로 이주하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목동 아파트는 대지지분율이 높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세에 반영돼 있다”며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 때문에 재건축이 어렵게 되자 기대 심리가 사라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셋째, 리모델링 변수 역시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목동지역 전체가 보통 ‘평지형 대단위 단지’이기 때문에 리모델링 된다면 높은 자본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주민들조차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줄어든 상태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리모델링을 하기에는 아깝고 재건축을 하자니 각종 규제로 추진이 어려운 것이 목동의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세금과 대출 부담이 커졌다.

실제 목동 아파트 45평형 기준으로 공시지가가 지난해에 비해 47%가량 올라서 지난해의 3배 가까운 700만원가량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목동은 강남과 달리 거액 고객보다는 중상위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부동산을 제외하면 가처분 재산이 5억원 미만인 ‘실질적 중산층’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신규로 아파트를 매입할 때 대출을 활용하는 비율이 무척 높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부동산 거래시장을 위축시켰다는 얘기다.

박상언 대표는 “목동은 강남과 비교해 소득수준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와 DTI 부담이 더욱 크게 다가왔을 것”이라며 “강남권 집값 하락 영향에다 재건축 호재마저 사라져 가치의 재평가를 위한 조정기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 목동 부동산에 투자해도 될까 ■ 

목동 아파트는 과연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당분간 때를 기다려야 할 듯싶다.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은 “목동은 가격이 가장 높을 때 기준시가가 책정됐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 급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당분간 가격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형별로 보면 대형 평형이 좀 더 하락 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태욱 대신증권 부장은 “중소형 평형은 수요가 탄탄해 가격에 큰 변화가 없겠지만 50평형 이상 대형 평형 집값은 신규 수요 부족으로 하락폭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가격이 또 한 차례 급등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많았다.

고종완 대표는 “목동을 대체할 만한 주거지가 단기간에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은 약세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정권이 바뀌면서 강남권 재건축 규제 등이 풀린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태욱 부장은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정책이 대체로 시장 친화적이라 내년에는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기존 주택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저금리 상황에서 자금 유동성을 조절할 대안을 정부가 제공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부동산으로 다시 자금이 몰려 한동안 인위적으로 억눌렸던 집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5월 말까지 매입 적기 vs 연말까지 기다려야■

그렇다면 목동 부동산에 지금 투자해도 좋을까. 투자 시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신중론’을 펼친 가운데 6월 이전이나 올 하반기가 매수 적기라는 설명이 많았다.

박상언 대표는 “버블세븐 지역의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5월까지 종합부동산세 회피성 급매물들이 나오면 또 한 차례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약보합세가 오래 지속된다면 재건축,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올 하반기쯤 급매물 위주로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전망도 있다.

물론 철저히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일수 블리스자산운용 부동산팀장은 “실수요 목적의 투자자 입장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까지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6월 이후엔 매도자가 재산세와 종부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상가도 사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박순희 목동타운공인 대표는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목동역 주변 상가들에 전화를 걸어보면 80% 이상은 점포를 내놓을 생각을 하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운 데다 아파트 시장이 침체되면서 상가들도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한다.

목동 상권은 학원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물론 목동 자체의 소비, 교육 수준이 높다는 건 장점으로 꼽힌다.

김일수 팀장은 “목동 지역 상가는 대부분 지분형 상가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투자할 만한 매물이 충분치 않다”며 “취득가도 높기 때문에 임대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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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7 14:25:0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