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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의 과학자’ 황우석 재기 몸부림 집중추적

김 만성 2006. 12. 29. 20:45
“줄기세포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IT세계 최강국’의 자부심에 이어 ‘바이오산업에서도 가장 앞선 나라’라는 한국인들의 자부심을 일순간에 세계의 웃음거리로 만들며 전 국민을 경악시켰던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석좌교수. 꼭 1년전 이맘때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한 뒤 어디론가 사라졌던 그가 최근 다시 비밀스런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줄기세포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7일 서울대 수의대 연구팀은 복제 암캐 3마리를 만드는데 성공,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개 암컷 복제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세포 복제 암캐의 탄생을 경탄하며 12월 18일자 신문에 일제히 실린 내용들이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은 독자들은 일제히 같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긴데...?”
이번에 탄생한 복제 암캐 ‘보나’, ‘피스’, ‘호프’는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석좌교수가 만들어낸 세계 최초의 복제개 ‘스너피’와 같은 방식으로 복제됐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생길만하다. 불과 1년 전 온 국민을, 아니 전 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했던 황 전 교수는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황 전 교수는 여전히 ‘연구중’이다. 그는 서울대에서 파면된 후 지난 7월부터 한동안 서울 구로동으로 출근했다.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에는 그가 연구활동 재개를 위해 마련한 연구실이 있다. 게다가 황 전 교수는 다른 사람의 명의로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라는 재단법인까지 설립했다. 이 재단은 지난 여름에 법인신고서를 제출했고, 이미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로부터 최종 허가도 받아냈다.
과기부 관계자는 “공익법인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목적과 연구시설, 자본금 등을 갖추면 누구나 재단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며 “설립신고서에 황 교수 이름이 전혀 없어 당시에는 황 교수 관련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법인 설립은 신고사항이므로 절차가 간단해 설립 신청후 2주 정도면 정관 승인을 받아 최종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전 교수가 설립한 재단의 총 재산은 25억원 규모로 법인 대표이사는 박병수씨가 맡았다.  박병수씨는 에이즈신약 개발업체인 ‘스마젠’이라는 기업의 회장으로, 황 전 교수와는 충남 부여 출신의 고향 선후배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고서에 적힌 설립 목적은 ▲바이오 신소재 탐색 및 개발 사업 ▲동물 줄기세포 연구 사업 및 동물복제 연구사업 ▲바이오 장기 생산 연구 등 여덟 가지 연구사업이다.
연구소 위치는 의류 수출 업체인 A물산 사옥이 들어선 건물로 황 전 교수의 연구소는 1백50평 규모다. 건물주인 A물산의 B회장은 역시 황 교수의 고향인 충남 부여 출신으로 황 전 교수와는 대전고 및 서울대 선후배 사이.
인근 부동산중개업체들에 따르면 황 전 교수 연구소와 비슷한 입지와 규모를 가진 일대 사무실 임대료는 1백50평에 보증금 5천만원, 월세 5백만원 수준이다.
황 전 교수의 변호인측은 “황 전 교수의 개인적인 후원자들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황 전 교수는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재개를 희망하고 있으나 연구자격을 상실해 불가능하므로 동물복제와 무균 돼지를 이용한 이종 장기 연구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변호인측은 “연구실이 일반에 노출되면 연구 활동에 방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변호인측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황 전 교수의 연구재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로동 연구실은 유명세를 탔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물론, 반대하는 측까지 연구실을 방문했고, 언론에서도 구로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황 전 교수는 구로디지털단지 연구실을 정리하고 수도권으로 본거지를 옮겼다.
용인 A골프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황 전 교수는 처삼촌인 B씨가 대표로 있는 A골프장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또 이와는 별도로 과거 서울대 수의대 연구원이었다가 다시 황우석 사단에 합류한 학생들도 얼마 전부터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사암리 국도변에 신축된 지상 2층, 연면적 700㎡ 규모의 건물에서 연구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 교육연구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아 사용승인이 떨어진 이 건물은 황 전 교수의 처삼촌인 B씨가 대표로 있는 A골프장이 건축주로 밝혀졌으며, B씨가 논문조작 사건 이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황 전 교수의 연구 지원을 위해 이 건물을 신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이 건물은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연구원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피하고 있어 신원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밀이 많기는 건축주인 A골프장 역시 마찬가지. 이 골프장 관계자는 “사암리 건물을 우리 회사에서 신축한 것은 맞지만 이 건물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 지는 잘 모른다”고 밝혔다.

최근 황 전 교수의 한 측근 인사도 “황 전 교수가 요즘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일부 지인들의 도움과 자비를 들여 용인지역과 서울지역 연구실 등에서 동물 배아줄기세포연구를 계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 전 교수는 법정싸움도 병행하고 있다.
황 전 교수는 우선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서울대 징계위원회가 잘못된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파면 징계를 내렸다”며 파면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앞서 그는 서울대의 징계 처분에 불복해 대학 당국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지난 8월 기각된 바 있다.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와 관련된 재판도 진행중이다. 그는 재판에서 사기와 횡령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다. 자신도 김선종 연구원에게 속았다는 논리로 ‘논문 조작’이 아닌 ‘데이터 과장’을 주장하고 있으며, “SK그룹과 농협 등에 연구비를 먼저 요청한 적이 없다”며 검찰 진술을 뒤집었다.
특히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제 6차 공판은 첫 재판 이후 5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높은 관심을 끌었다. 형사대법정의 1백90석 자리를 가득 메우고 통로나 뒤쪽에 서있는 방청객들도 있었다.
이날 황 전 교수는 검찰의 신문에 특유의 달변으로 답변했다. 그는 재판에서 김선종 연구원에게 속았다는 논리로 ‘논문조작’ 혐의를 부인했다. 검사 신문 도중 그가 “제 설명을 먼저 들어주십시오”라며 말을 끊자 검사가 “제 질문에 먼저 답해주세요”라고 언성을 높이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재판이 끝난 뒤 일부 방청객은 떠나는 황 전 교수를 향해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의 재판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황 전 교수의 변호사는 “사이언스 논문 취소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자격을 박탈 당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해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 전 교수와 함께 지난해 이맘때 연일 언론의 머릿 기사를 장식했던 ‘황우석 사단’의 핵심인물들도 속속 재기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황 전 교수의 왼팔과 오른팔의 처지는 크게 갈렸다. ‘왼팔’ 이병천 서울대 교수는 징계를 모두 마치고 11월 복직된 반면 강성근 전 교수는 해임돼 복직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한 벤처기업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논문조작에 대한 징계로 각각 2개월과 3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검찰수사 결과 횡렴 혐의가 드러나자 서울대는 다시 징계위를 열어 강 전 교수를 해임하고, 이 교수에게는 추가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 교수가 강 전 교수보다 횡령 액수가 3배 가까이 많은데도(2억9천6백만원) 더 가벼운 징계를 받은 것은 스너피 등 복제연구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황 전 교수는 스너피 복제와는 무관하다”고 밝혀 황 교수와 단절을 공식화했으며, 수컷 스너피에 이어 암컷 아프간하운드도 복제했음을 논문에 앞서 언론에 알려 결과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1억1천2백만원을 횡령, 해임된 강 전 교수는 교육인적자원부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한양대 윤현수 교수 역시 정직 3개월 징계를 마치고 최근 복직했다. 윤 교수의 경우 사이언스 논문의 사진중복 등 조작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이언스 논문 자체보다는 미즈메디연구소 소장 시절의 논문이 더 문제가 됐다.
하지만 한양대는 사이언스 논문 조작에 대해서만 조사를 벌여 공저자들(윤현수, 황정혜, 박예수 교수)에게 모두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한양대 관계자는 “이병천 교수도 해임되지 않았는데 이보다 더 과한 징계를 내릴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PD수첩팀의 협박취재를 폭로한 YTN과 동행하고, 김선종 박종혁 연구원에게 1만 달러씩을 전달한 안규리 서울대 교수는 정직 2개월 후 7월 인사에서 신장내과 분과장으로 발령받아 완전히 복귀했다. 문신용 교수는 서울대 정직 3개월 징계는 마쳤지만 과기부가 지원하는 세포응용연구사업단 단장직에서 물러났다.
‘황우석 사태’의 뇌관을 폭발시킨 ‘반 황우석 사단’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새 삶을 모색중이다. 하지만 줄기세포 조작을 폭로했던 인사들의 행보는 그리 순탄치 못하다.
우선 “줄기세포는 없다”고 폭로했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연구원들을 대폭 교체하고 최근 줄기세포 관련 특허를 제출하는 등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나마 노 이사장은 병원을 소유한 덕분인지 그리 곤란한 처지는 아니지만 나머지 인사들은 여전히 황우석 사태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섞어넣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선종 연구원은 혐의를 인정, 유죄 판결을 받을 전망이다. 또 논문조작의 첫 제보자인 류영준 연구원은 아직 실직 상태다.
MBC에 난자문제와 진위의혹을 제보한 류영준 연구원 역시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아가지 못했다. 최근 한학수 PD가 쓴 취재일지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릴까요>에 따르면 류씨는 과학기술부의 압력에 의해 원자력병원 레지던트 자리를 그만뒀다. 그는 다른 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의 길을 걸을 생각이다.

 

황우석 지지자들이 말하는 음모론의 실체

줄기세포 조작사건이 CIA의 공작?

황우석 전 교수의 구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황 전 교수 지지자들 중 한 명인 E사의 L모 부사장은 “얼토당토않은 얘기로 치부해버릴지도 모르지만, 줄기세포 조작사건 음모론의 중심에는 미국 중앙정보부(CIA)를 움직이는 거대 세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미국의 CIA가 ‘중국에서 모 박사가 당신(황우석)보다 먼저 논문을 발표하려고 한다’라는 루머를 흘렸고, 마음이 급해진 황 박사가 결국 셰튼 교수의 논문발표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역설했다.
L 부사장에 따르면 새튼 교수는 CIA와 협력해 황 전 교수에게 거짓정보를 흘렸고, 이로 인해 황 전 교수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는 “셰튼은 논문을 빨리 발표하자고 설득했다. 특허권을 강탈해 가기 위한 사전 시나리오가 치밀하게 준비가 돼 있었던 것이다. 셰튼은 일정대로 차곡차곡 시나리오를 진행시켰다.”고 전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미국에서 이런 음모들이 마련된 뒤 국내에서는 ‘황 박사 죽이기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1차적인 역할을 한 곳으로 ‘언론’을 지목하고 있다. MBC ‘PD수첩’이 선봉을 맡았다는 것이다.
그는 “줄기세포 조작사건이 터지고 나서 모든 언론이 의혹하나 던지지 않은 채 ‘황우석 죽이기’에 동참할 수 있었던 이유와 현재 동시에 침묵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며 “거대한 세력이 언론의 경영진만 장악하고 있다면 게임은 끝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L 부사장은 “언론이 그렇게 움직이고. 그 다음 바통의 주자는 서울대학교였다. 동료교수인 황 박사를 ‘처녀생식’으로 난도질했다.”며 “세 번째로 검찰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황 박사는 줄기세포가 도난당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이 겨눈 총구는 황 박사를 향했다. 사실 검찰이 우선적으로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황 박사의 자택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황 박사 주변부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우연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특히 ‘줄기세포’라는 국익을 수호해야하는 일에 정치, 학계, 언론이 일목요연하게 톱니바퀴처럼 움직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것은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황 박사의 공판은 6차까지 진행됐지만 이것도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일요시사 심철규언론인│스포츠서울닷컴 제휴사]

 

2006/12/29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