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부동산] '멘붕'에 빠진 복덕방
#1. 서울 종로구에 있는 A 공인중개사무소 창문에는 주택이나 아파트의 매물을 알리는 시세표 대신 '임대 문의'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이곳 사장인 김정광씨(48·가명)가 가게를 내 놓은 것이다. 국내 주택경기가 워낙 어려워 수익이 넉
넉지 않은 데다 내년부터는 정부가 중개수수료까지 절반으로 낮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말했다. "이제 이
짓도 못해 먹겠다."
#2.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B 공인중개사무소 옆에는 얼마 전부터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이 들어섰다. 다른 가게가
생긴 것이 아닌 공인중개사무소 공간을 줄이고 창문을 내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부부가 공인중개사무소를 운
영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질 않는 수익구조 때문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커피전문점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내년부터 아예 공인중개사무소를 처분하고 커피숍으로 업종을 바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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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DB |
공인중개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년째 거래가 줄면서 중개보수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정부가 중개수수료
인하까지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 개편안은 부동산 매매 거래 때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구간과 전
·월세 거래 때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구간을 신설하고 보수요율을 종전보다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는 6억∼
9억원 주택 매매는 0.5% 이하, 3억∼6억원의 전·월세 임차는 0.4% 이하의 요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6억원 짜리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 중개수수료로 최고 540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300만원이 상한선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죽을 맛이다. 주택경기라도 좋으면 모를까, 가뜩이나 거래
도 없어 어려운 상황인데 여기에 '밥그릇'을 반으로 줄인다고 하니 더 이상 중개사무소를 운영할 여력이 없게 됐다.
서울 마포구의 C공인중개업소 대표 김진서씨(가명)는 "3억원 이상 전세 거래 시에도 중개수수료를 상한요율 0.8%에 맞
춰 다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주택경기 침체로 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인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수
수료 인하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국내 주택거래는 정체 상태에 있다. 중개사협회는 올 상반기 6개월간 중개업소당 평균 매매 거래건수를 5.5건으로
보고 있다. 한건당 평균 수수료가 80만~9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매거래만을 놓고 볼 때 월 수입이 100만원도 안되는
업소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수수료 개편은 중개업소를 비롯한 관련업계까지 한계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 특히 앞
으로 공인중개사에 대한 비전이 없어지면서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생이 줄고 관련 학원들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
이다.
국내에서 수험생이 가장 많다는 서울 노량진의 A학원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현재도 3년 전에 비해 공인중개
사 수강생이 30% 넘게 줄었다"며 "여기에 정부의 수수료 인하 발표로 인해 내년에는 학원생들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
했다.
☞ 본 기사는 < 머니위크 > ( www.moneyweek.co.kr ) 제3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출처 :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41122074103363.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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