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보금자리 잠정 중단된 경기 하남 감북지구
주민 "2심서도 패소했지만 취소 요구 계속할 것"
"보상액 2010년 기준" 보상 방식도 불만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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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에서 패소했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국책사업인 만큼 대법원 대신 조정 과정을 거치게 될 것 같습니다" (경기 하남시
감북지구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
2일 찾은 하남시 감북 보금자리주택지구. 이곳 주민 대다수는 여전히 보금자리 지정 취소를 바라고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0년 이곳을 4차 지구 중 한 곳으로 정하고 267만㎡ 부지에 2만여가구를 짓겠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
했다며 2011년 3월 소송을 냈다. 이곳은 현재 사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주민 "취소 요구 포기 안해"
감북지구 곳곳에는 정부와의 오랜 협상기간을 대변하듯 물 빠진 현수막만 곳곳에 내걸려 있었다. 몇 대째 감북지구에 살고 있다는
박모씨는 "그린벨트로 40여년간 묶여 있었는데 해제된 지 얼마 안돼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또 묶여버렸다"며 원주민들의 원성을
대변했다. 그는 "이곳 사람들은 평생 국가에 희생만 하고 살아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류창고 부지를 빌려주고 임대수입을 얻고 있는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부지 초입에는 식품.의류 등 각종 물류창고가 자
리 잡고 있었다. 이곳은 서울 강남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는데다 서하남IC를 끼고 있어 운송비용을 줄이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게
창고 주인들의 설명이다. 한 물류업자는 "주변 임대업자들은 빚을 내서 창고나 원룸을 지은 경우가 많다"며 "우리 역시 이곳에서
쫓겨나 다른 지역으로 가면 운송 거리도 멀어지고 임대료도 올라가는 등 모든 면에서 손해"라고 전했다.
기업체나 연구단지가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근 S공인 대표는 "이곳이 발전하려면 주택단지가 아니라 기업체나 연구단
지가 제격"이라며 "현재 기반시설도 없는데다 보금자리 주택 때문에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사업이 속행돼야 한다는 주민도 있었다. 이모씨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몇 년째 계속되면서 세입자들만 고생한다"며 "반대
집회라도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집주인을 따라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이 개발되면 인접한 둔촌동보다 입지조건이
더 좋다"며 "개인적으로는 빨리 개발돼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는게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보상문제 실마리 풀릴까
정부가 보금자리 규모를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민 보상 문제도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인근 J부동산 대표는 "서울의 경우 보금자리주택 선정 시 우선해제지역은 빠진 만큼 감북지구도 우선해제지역인 취락지역이 축소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면서 "마을지역이 빠지면 그린벨트에 있는 물류창고들은 수용대상이 되고 창고업자들은 보상비
를 받아 다른 지역에 창고를 지어도 임대료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상 방식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미사지구도 이제야 보상이 시작된 것으로 안다"며 "지
금 당장 해결돼도 보상까지 최소 3년은 걸릴 텐데 보상 금액은 보금자리지구로 선정된 2010년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G공인 관계자는 "그린벨트가 우선 해제된 주거 지역의 경우 3.3㎡당 700만원 선, 그린벨트 내 녹지는 200만원 정도, 둔촌동에 인접
한 서하남IC 주변 상가지역은 최소 2000만원 이상"이라며 "원주민들은 살던 마을을 지키기 위해 보금자리 해제를 요구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등열 감북지구 주민대책위원장은 LH의 답변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그린벨트 해제지역 등 현
재 지정된 지구의 50%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국토부와 LH공사에 요청한 상태"라며 "당초 8월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였지만 다소
미뤄져 9월 중순께 재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애초 약속된 50% 축소와 그린벨트 해제지역 배제가 지켜지지 않으면 다시
보금자리주택 전면 취소 논의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박세인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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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30903041706081.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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