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의부증 캄보디아 출신 아내 남편 '그곳' 잘랐다는데…
입력 : 2011.02.12 03:02
이주 여성에 대한 남편 폭력이 빈발하는 가운데 지난 4일 전북 순창에선 캄보디아 출신 부인이 남편의 성기를 자르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전후맥락을 취재했다.
2007년 10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한국에 온 캄보디아 출신 A(26)씨는 이혼남인 양모(52)씨를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A씨는 "귀신이 찾아왔다",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등 환시(幻視)와 환청(幻聽)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양씨는 치료를 위해 아내를 읍내에 있는 의원으로 데려갔다. 양씨 가정은 기초생활수급가구로 병원 진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A씨는 병원에 가기 싫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아내 A씨는 남편에게 집착하는 의부증 증세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이웃들이 집에 찾아오거나, 어렵게 사는 양씨 가족에게 이웃들이 음식을 갖다줘도 발작을 일으키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양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4)을 때리는 경우도 잦았다고 한다.
증세가 악화되고 있는 아내를 보다 못한 남편 양씨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아내를 병원에 다시 데리고 갔다. 병원은 A씨가 망상장애와 복합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병원을 다녀온 후 설 연휴가 시작됐고, 지난 4일 양씨와 A씨는 함께 집에서 술을 마셨다. 오후 8시쯤 양씨가 잠자리에 들자, A씨는 부엌에서 식칼을 들고 와 남편의 성기를 잘랐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행동으로 양씨의 성기는 절반 정도가 절단됐다. 당황한 아내 A씨는 119에 전화를 걸었고 양씨는 병원에 후송돼 성기 봉합수술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양씨의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양씨가 평소 당뇨 증세가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아내에게 험한 꼴을 당한 양씨였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웃들이 '가만히 내버려뒀다간 더 큰 일이 생기겠다'며 경찰에 신고해 A씨를 체포했다"고 했다. A씨는 한국에 정착한 지 3년이 넘었지만 한국어로는 간단한 의사소통만 가능했다. 경찰은 전주 근교에서 캄보디아어 통역사를 불러 A씨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남편이 그냥 싫었다"고 말할 뿐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진 않았다.
사건을 담당한 전북 순창경찰서 유창훈 강력수사팀장은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사물에 대한 변별력이 없고,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는 심신상실 상태라는 의심이 들었다"고 했다. A씨가 심신상실을 인정받기 위해선 정신 감정을 받아야만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 감정을 담당하는 공주치료감호소는 5월까지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다른 병원에선 통역이 필요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했다. 결국 지난 7일 A씨는 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병상에 있는 남편 양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아내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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