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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은 현찰이다

김 만성 2007. 11. 22. 18:37
직장에서든 특정 분야에서든 어떤 조직에서든, 자기가 소속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성공'한다는 것은 (이를테면 군대식) '수직적 명령체계'의 상부로 올라가거나 (사이버카페 같은) 수평적 소통체계의 중심부로 진입함을 뜻한다. 달리 말해서 '성공'하기 위한 노력은 현재 자신의 사회적 좌표를 특정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이다. 상하 위계질서와 평면적 배열로 짜여진 사회 구성원 각각의 좌표는 수학 책에서 보았던 x·y·z축을 가진 3차원 공간의 한 점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한 구성원의 좌표이동은 나머지 구성원들 모두가 조금씩 상하좌우로 밀리는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좌표는 늘 미세하게 진동하거나 부지불식간에 움직이며, 때로 사회 구조가 불안정해지거나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에는 밀리지 않고 현 지점을 유지하는 일조차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고, 뒤바뀐 흐름을 타지 못하면 순식간에 좌표 계의 하단이나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공과 실패를 나타내는 사회적 좌표 이동은 공개적인 변화고, 한 사람의 성공과 실패는 그의 사회적 관계 내에서만 규정될 수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을 뜻하는 낱말 인간 ―人間,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상형문자적 의미가 바로 그렇듯, 사람과 사람간의 명령과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의 삶 그 자체이며 커뮤니케이션체계 즉 네트워크는 사회 그 자체다. 네트워크 바깥에는 아무 것도 없다.

인간은 커뮤니케이션체계 즉 어떤 네트워크 내의 어떤 좌표로서만 사회적 의미를 부여받는 존재다. 한 사람의 사회적 '의미'란 그가 지닌 '힘' 즉 권력과 영향력을 뜻하며 그 '힘'의 원천은 자신의 네트워크 즉 휴먼네트워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어떤 네트워크가 지닌 욕망의 크기―그것은 바로 생산력이며 성공과 실패의 척도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미국 카네기 멜론 공과대학에서 묘한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스스로 인생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1만 명 중 85%가 자기 실패 원인을 원만치 못한 인간관계로 지목했다고 한다. 지식과 능력과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휴먼 네트워크가 좋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또 한 가지, 미국 '보스턴 대학의 40년 연구'라는 것이 있는데 이 대학의 헬즈만 교수가 7세 어린이 450명을 선정, 40년이 지난 후 이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 즉 출세 여부를 조사해 보았다. 그런데 이들의 출세 성공을 가장 잘 설명해 준 요인은 '타인과 어울리는 능력', '좌절을 극복하는 태도', 그리고 '감정 통제 능력'으로 나타났다.

이런 말이 있다. '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 날이 갈수록 휴먼네트워크의 위력은 증가할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세상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따라서 한 사람의 역량이 발휘되는 분야가 협소해지기 때문이며 이런 흐름은 비단 생활세계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이미 오래 전에 나타난 현상이다. 직각삼각형 넓이 구하는 공식으로 유명한 피타고라스는 철학자이기도 했으며 뉴턴과 거의 동시에 미분적분학을 발명한 라이프니츠는 법학자·철학자였고, 영국 철학자 러셀은 엉뚱하게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과학적 발명은 한 뛰어난 천재에 의해 이루어지는 예가 거의 없다. 대부분의 학문적 연구나 기업의 프로젝트는 여러 분야 지식과 다양한 경력을 지닌 구성원들을 규합한 팀 단위로 수행되는데 그 까닭은 특정 학문의 첨단에 이르기까지 저장해야 할 데이터가 하나의 두뇌에 담기엔 너무나 크고 복잡해진 탓이다. 이런 현상은 인문학이라고 다르지 않으며 하물며 생활세계의 비즈니스에서 인간-개체적 성공 즉 나 홀로 성공 다시 말해 고독한 영웅이 되겠다는 발상은 헛된 꿈에 불과하다.

너도나도 나서서 히딩크 성공의 요체를 학연·지연 등의 인맥 타파라고들 떠들어대지만, 네덜란드 인 히딩크는 한국축구계 인맥을 타파한 것이 아니라 체육계를 지배한 소위 K대·Y대 인맥을 따돌린 것이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인맥 없이 되는 일이 없는 세상이며, 히딩크는 월드컵을 치르기 위한 나름의 새로운 인맥 새롭고 강력한 휴먼네트워크를 구성하지 않았던가?. 인맥은 천재의 재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 극작가 존 궤어는 "세상 모든 사람들은 여섯 사람만큼만 떨어져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적절한 중개자를 거치면 누구든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는 단계를 거쳐 대통령에게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인맥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조차 없으며 국가적 프로젝트에서부터 사적인 편의에 이르기까지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인맥이란 사실은 정보혁명의 시대인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정보혁명 이전에 우리는 인맥이 수첩에 기록된 전화번호나 명함의 수에 비례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보혁명은 '소유의 양'으로서의 인맥개념을 용도폐기하고 있다. 소유가 공유로 대체되기 때문이며 이젠 '관계의 질'로서 인맥을 생각해야 한다. Know where, Know wh의 정보화시대는 기존 '소유의 양'이라는 부의 개념을 '관계의 질' 즉 '인맥=정보=돈'이라는 등식으로 갱신-확장시킨다. 당신이 성공하려면 당신만의 휴먼네트워킹 즉 인맥을 구축하라. 왜냐하면 인맥은 천재의 재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누가 뭐라 해도 인맥은 천재의 재능보다 낫다. 올 가을엔 제대로 된 인맥을 구축해보아라. 인맥은 현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