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을 대체할 만한 신도시를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택이 공급될 때까지 4~5년 이상 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 또한 강남권은 재건축 대상 아 파트가 많다.
이 때문에 신도시 발표보다는 재건축 규제나 종부세 완화가 더욱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변수는 단연 ‘강남 대체’ 여부와 위치다.
한태욱 대신증권 부장은 “강남에서 거리상으로 30분 정도이거나 판교처럼 기존 인프라 를 상당 부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강남권은 고질적인 공급 부족에서 벗어나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단언한다.
반대로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강 남 집값이 오히려 급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빼놓지 않았다.
후보지 면면을 살펴봐도 과천이나 서울공항 인근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강남 대체 효과 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천이 그나마 강남 대체 후보지에 가장 가까 우면서 최소 분당 수준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분당, 판교보다 서울에서 가깝고 분당 축으로 연결되는 대규모 개발 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서울공항 역시 ‘다크호스’로 꼽힌다.
이곳이 선정될 경우 강남 수요가 움직이면 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김일수 블리스자산운용 팀장은 “서울공항 인근은 위치 면에서 봤을 때 송파 신도시보다 분당 및 강남 대체 신도시로서의 가치가 높다”며 “인접한 송파구 등이 적잖은 반사이 익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광주 오포나 하남의 경우 신도시의 적합성 면에서는 괜찮다.
하지만 교통, 편의시설 특 히 교육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강남권 수요를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양 교수는 “교육 여건이 취약한 광주 오포나 용인 모현, 하남 지역으로 강남 중산층이 이동하기는 힘들다”고 밝 혔다.
대상 지역에 따라 오히려 강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도시 발표가 강남 주택 가격이 상승할 변곡 점이 될 것”이라며 “강남 수요를 충족시키기는커녕 강남권을 오히려 확대시키는 부작 용을 낳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강남 대체 신도시의 인프라 수준을 아무리 높여도 강 남권 우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견해도 많다.
김규정 차장은 “외곽 지역이 선정될 경우 집값 불안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고 실제 개 발과 입주, 공급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강남권의 인프라 우위는 당분간 유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급 증대와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하는 강남 대체 신도시가 오히려 강남 집값의 상 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우려도 눈에 띈다.
양용화 팀장은 “그동안 강남권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신도시 발표를 계기로 집값이 상승세를 탈 수 있다”며 “이런 상승세가 1, 2기 신도시 가 모여 있는 수도권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검단신도시 발표로 곤혹을 치른 정부가 철저한 투기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양 팀장은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할 것이고 집값 안정 기조를 유지하려는 정부에서 충분한 투기 방지 대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상승세 가 나타나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쳐 안정 흐름을 뒤바꾸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 고 설명한다.
분당급 신도시의 평형 비율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일수 팀장은 “만약 분 당급 신도시가 중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된다면 강남에 미치는 영향이 투기수요 외에는 크지 않을 것이지만 중대형 평형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대체 효과가 상당할 것”이 라고 설명한다.
■ 비강남권 -‘더욱 소외될 것’우려도 ■
분당급 신도시 발표는 적어도 강남에 비해 입지가 떨어지는 강북권에는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남 대형 평수에 비해 강북권 소형 평수는 탄탄한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고 최근까지 집값도 상당히 올랐다.
분당급 신도시 발표는 이런 흐름에 힘을 실어주면서 그동안 발표된 신도시와 함께 공급 증대 효과를 발휘할 뿐 강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태욱 부장은 “강남권 진입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강북권으로 수요를 돌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강북권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물론 신도시가 강남 대 체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선정된다면 강북 기존 수요 중 일부가 오히려 분당급 신도시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는 “강북은 더욱 소외되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들이 대부분 강북 지역과는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파급 효과가 별로 없다는 설명이지만 강남 집값 흐름이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강북 집값은 강남 지역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강남 집값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만약 신도시 발표로 강남 집값이 오 르기 시작한다면 강북권도 동반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선정 지역에 관계없이 강북 지역 내 실수요자들을 자극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김일수 팀장은 “분당급 신도시의 중소형 평형에 강북권 거주자 수요가 몰릴 수 있다” 며 “전·월세에 거주하면서 내집 마련을 꿈꾸고 있는 20~30대 실수요들이 대거 청약에 가담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수도권
후보지 주변 집값 급등할 것
현재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들은 하나같이 땅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 광주 오포에는 한차례 부동산 투기바람이 불었고 용인 남사 지역 역시 흐름이 심상치 않다.
분당급 신도시는 수도권 핵심 지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
물론 선정 지역의 위치에 따라 지역 무게감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용인이나 하남 지역이 선정될 경우 수 도권 동남부 지역 발전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과천 지역은 중남부권을 도약시키는 등 수도권 전체 주택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남 대체 신도시가 ‘강남 대체’ 역할을 어느 정도 한다면 해당 지역 인근 실수요가 일차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용인권이 선정된다면 용인 지역 주거단지인 분당, 수 지, 죽전, 동백 등의 거주자들이 가장 먼저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신도시 후보지 주변은 개발 호재로 상승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미 주요 후보지의 토지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언제든 추가 상승은 나타날 수 있다.
양해근 팀장은 “신도시 주변 지역은 풍선 효과에 따라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부동산 가 격이 급등할 것”이라며 “지금도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들은 매물이 없고 가격도 크게 올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로 봤을 때 서울공항으로 결정될 경우 성남시는 기존 재개발과 맞물려 도시 전체 에 개발 열풍이 불 전망이다.
하남시가 선정되면 기존 풍산지구 개발과 함께 시너지 효 과가 클 수 있다.
수도권 동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남양주, 구리 등 개발 호재가 하남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오히려 구리, 남양주 지역의 부동산시장이 적잖은 타격을 입 을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미 정부의 검단신도시 발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기 때문에 충분한 투기 대책 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한태욱 부장은 “수도권 집값이 불안해질 것만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검단신도시 전 철을 밟지 않기 위해 신도시 발표 후 주변 지역에 거래 규제나 세무 조사를 실시할 계획 이므로 무차별적인 가격 급등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김규정 차장 역시 “대출 규제 때문에 수요 증가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으므로 수도권 전체 시장에 파급 효과를 줄 정도로 ‘강력한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지방권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물론 강남 등 선도 지역 집값이 불안해지고 지역 선정이나 발표 시점 문제로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해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기업·혁신도시나 지방 핵심 광역시를 중심으로 또 다른 투기 열풍이 불지도 모를 일이다.
【 강남 대체 신도시, 경기도 명품 신도시와 충돌할까 】
◇ 동시 개발 땐 공급 과잉 우려 ◇
분당급 신도시 발표 시점에 또 하나 살펴볼 점은 경기도 ‘명품 신도시’와의 상관관계 다.
분당급 신도시는 경기도에 위치한다.
경기도가 추구하는 명품 신도시 개발과 충돌되 거나 서로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높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최근 경기도에 살기 좋은 신도시를 만들 만한 부지가 여러 곳 있다 면서 이른바 ‘명품 신도시론’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명품 신도시는 규모가 커야 하 고, 친환경·저밀도·고품질로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한 ‘베드타운’이나 서울의 위 성도시가 아니라 자족적인 기능을 갖춘 계획된 대규모 친환경 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보지에 대해서도 “경기도 수억 평 땅 가운데 적합한 곳이 여러 곳 있다며 특히 서울 반경 30km 이내에 후보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명품 신도시와 분당급 신도시가 동시에 들어선다면 수도권 전체에 개발 열풍이 불 수 있다.
난개발은 물론이고 초과 공급 논란까지 우려된다.
양 교수는 “분당급 신도시와 경기도 명품 신도시는 서로 다른 지역적 연계를 갖고 개발 돼야 한다”며 “명품 신도시의 경우 지역 안배에 따라 강북과 강남 연계 지역이 하나씩 선정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서울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수원 등 지역은 오히려 부동산 수요가 급감해 가격 하락 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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