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좋은글·좋은시

벗어나고 싶었다.

김 만성 2006. 10. 23. 23:07






벗어나고 싶었다


우주는 의지의 집약이다
세포 깊숙이 내재된 의지로
나도 또 하나의 우주가 된다.
미로 같이 얽혀진 내 DNA는
삶의 어떤 의미를 감추고 있을까

단순히 예정을 좇는 운명일까
과감하게 일탈을 꿈꾸는
불꽃같은 혁명일까
지금 내 우주는
새로운 창세기를 꿈꾸고 있다

우주의 운행 원리는 선이요
자연의 운행 원리는 정직인데
어째서 인간에만 머물면
모두에게 선을 권하면서도
자신은 필요악이라 변명하는지

늘 자유롭고 싶었기에
상황에 줄곧 정직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유리(遊離)되는 느낌은
자연으로 숨기위한 나약한 핑계일까?

외연으로 펼쳐진 우주와
내면 깊숙한 자아의 경계선에서
일엽편주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렇게 끝없이 흔들리면서
무심으로 인간을 벗어나고 싶었다.



글 사진: 쉬리 변재구
배경 곡: 홀로 가는 길 /남화용
초대 ☞ 쉬리의 비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