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가난한가요?..그렇다면 서(西)쪽으로 가세요"
"당신은 가난한가요?..그렇다면 서(西)쪽으로 가세요"
↑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 조선일보DB
"이제 못사는 사람은 서울 서쪽으로, 잘사는 사람은 동쪽으로 가야 하나 봅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는 집을 영등포구 쪽으로 이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사는 집은 집주인이 전세금
을 올리면서 여유자금을 모두 끌어모아도 재계약이 불가능해 급하게 영등포구 쪽을 알아봤다. 김씨는 "가용자금을 모
두 동원해도 지금 집은 재계약이 어렵다"고 말했다.
지독한 전세난 탓에 서민들이 서울 서쪽으로 몰린다. 강을 하나 두고 나뉘던 서울 부의 지도가 이번에는 동(東)과 서(西)
로 나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돼 온 전세난에 서민들의 터전이 동에서 서로 거주비가 덜 드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서울을 동서로 나눠 집값을 조사해보면 이 같은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5일 조선비즈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서울의 동과 서의 집값과 전세값을 비교한 결과 매매가격은 26%, 전세가격은 11.3%
차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방식은 강남, 서초, 송파, 강동, 용산, 성동, 광진, 동대문, 중랑, 성북, 강북, 도봉, 노원구(區)는 서울 동쪽으로 관악,
동작, 금천, 구로, 영등포, 양천, 강서, 마포, 서대문, 중구, 종로, 은평은 서쪽으로 구분했다. 용산은 지도 상으로 서쪽에
들어가지만 강남과 마주 보고 있고 전통적인 부촌이라는 특성상 동쪽에 포함했다.
우선 매매가격은 3.3㎡당 서울서(西)가 1399만원, 서울동(東)이 1816만원이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서울서가 1374만
원, 서울동은 1766만원이었다. 전세가격은 서울서 937만원, 서울동 1107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으로는 서울서 884만
원, 서울동 1039만원이었다.
동서 간 집값이 차이나는 이유는 강남3구, 용산 등 주거 환경이 좋은 곳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
은 서울 동쪽이 서쪽보다 교육이나 교통, 문화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비싼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서울 동쪽의 구가 사회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진입을 노리는 실수요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동쪽은 거래가 활발해 다른 부동산보다 현금화가 쉽다. 동쪽의 노원은 교육이나 교통 부분에서 서쪽의 은평구
보다 양호하다는 평가다.
직장도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 직장이 몰려 있는 강남 지역의 집값은 한때 천정부지로 올랐다. 물론 직장이 주거지역 인근
에 있다는 것만으로 집값이 오르진 않는다. 예를 들면 구로구의 경우 디지털 단지 인근에 직주근접(職住近接) 수요가 꾸준
히 있다. 그러나 구로구는 개발 호재는 없고, 주거단지가 쾌적하지 않다. 강서구 역시 개발이 안 됐고 낙후 지역이 많아 주
거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서울 서쪽은 산업단지가 있어 개발이 어려워 동쪽보다 주거환경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 입장에서도 기존 산업인
프라를 없애지 못해 주거 환경 개선에 소극적이었다.
경험에 의한 학습 효과도 작용했다.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탈 때마다 강남3구 아파트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유독 빠르게
올랐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경기 서쪽 도시인 고양, 광명, 김포, 시흥, 안산, 안양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929만원이다. 동쪽 도
시인 광주 남양주 성남 수원 용인 하남은 3.3㎡당 1005만원이다. 전세가 역시 차이가 크다. 경기서는 649만원, 경기동은 702
만원이다. 경기도 집값을 결정하는 것은 강남 접근성이 절대적이다. 경기도 동쪽 도시들이 직장이 몰려 있는 강남 접근성이
서쪽에 비해서 월등하다.
전문가들은 동서간 집값 차이는 당분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울 서쪽 상암과 마곡 등 대규모 개발이 완료되
기 전까진 동쪽에 대한 선호현상이 지속된다는 뜻이다.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의 동쪽 지역은 오래전부터 주거단지로 계획 개발이 되면서 주거 환경이 좋고 아파
트 값이 가파르게 올랐다"며 "경기도 동쪽 지역에 있는 경부축선이 서울로의 접근성을 높여 이 지역 집값 상승에 기여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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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41205070108054.d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