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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만원 손에 쥐는 50대 대리운전기사, 그만

김 만성 2012. 2. 8. 11:48

하루 2만원 손에 쥐는 50대 대리운전기사, 그만

매일경제 | 입력 2012.02.08 08:51 | 수정 2012.02.08 08:53

 

 

 

몸으로 느끼는 불황은 훨씬 매섭다
① 재고율 116% ② 車판매 20%↓ ③ 일감 줄어 외국인근로자도 안뽑아

◆ 매일경제 - MBN 현장경기 진단#1. 안산 시화공단에서 금형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사장은 외국인 근로자를 충원하려던

계획을 최근 취소했다. 일감이 없어서다. 얼마 전까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해 고용센터 앞에서 밤새 줄을 섰던 분위기와

는 180도 다른 상황이다. A사장은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안 좋다. 사람을 뽑아 봐야 딱히 할 일이 없다"며 "다른 업체들도

우리처럼 사람을 가급적 뽑지 않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2. 대리운전기사 2년차인 김영석 씨(가명ㆍ56)는 다른 직업을 구하고 있다. 작년 초만 해도 하루 평균 손에 쥐는 돈이 4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고작 2만원 안팎이다. 김씨는 "1만5000원짜리 콜(운전 요청)을 하루에 두 번 정도 받는 게 비일비재하다"면서

"대리기사 보험료로 매일 2000원을 내고 집까지 오는 교통비는 별도로 내야 하다 보니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24개월 만에 수출 감소가 가져온 실물경제 쇼크가 전반적인 생활경제 위축이라는 '2차 충격'으로 나타나고 있다.

7일 매일경제신문과 MBN이 종합취재한 실물경기와 상황에 민감한 서민경제지표는 전형적인 불황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실물경제 쇼크로 제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 취업자 수에서부터 나타난다. 기획재정부 2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전체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4만1000명 증가했으나 제조업 취업자는 계속 줄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8월부터 다섯

달째 내리막길이며 작년 12월에도 이미 전년 동월보다 8만5000명이 줄었다.

일감이 줄어 공장을 돌리지 못하면서 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창고에는 재고만 쌓이고 있다.

재고ㆍ출하 비율이 작년 말 116.9%로 치솟아 2009년 1월 121.4%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77.6%로

 2009년 8월 이래 최저치다.

실물경기 추락으로 서민들은 불황의 한복판으로 내몰리고 있다. 택시비가 아까워 택시 이용객이 줄고 있으며 여성의류나 구두,

자동차 등 급하게 필요하지 않은 품목은 매출이 아예 뚝 떨어졌다. 빠듯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예금과 적금을 깨고 '미래의

 빚'인 신용카드 사용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에서 집계한 경기속보치에 따르면 자동차 판매대수는 12월 5.4% 줄어든 데 이어 올 1월에는 무려 19.9%나 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롯데백화점에서 1월 2일부터 이달 6일까지 판매한 경기민감 품목인 여성의류ㆍ구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와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민들이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예금과 적금을 깨는가 하면 나중에 갚아도 되는 신용카드 사용은 급증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카드 승인은 전년 대비 17.8% 늘어나 458조8000억원에 달했다. '카드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경기침체기엔 출생아가 줄어든다는 '우울한 속설'도 사회에 반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1월은 설 연휴에 한파까지 몰아닥쳐 실물경제가 많이 위축됐다"며 "하지만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어 2월

수출입 동향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병득 기자 / 채수환 기자 / 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