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개통 국내 첫 2층 급행열차..미리 타보니>
<연말개통 국내 첫 2층 급행열차..미리 타보니>
연합뉴스 | 이상학 | 입력 2011.09.16 18:47 | 수정 2011.09.16 22:04
경춘선 구간 시험운행..시속 180㎞ 주파, 서울~춘천 44분
2층 객실서 차창 밖으로 내다보는 북한강변 '환상적'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올해 말 개통을 앞둔 경춘선 2층 좌석형 급행열차가 16일 시험운행에 들어가 춘천구간 선로를
따라 미리 달려봤다.
이날 오전 8시50분께 춘천역사(驛舍)에 도착한 급행열차의 맨 앞부분은 유선형의 차체에 초록색 곡선을 사용, 속도감과 세련된
느낌을 동시에 주었다.
옆면에는 빨강, 파란, 초록색이 열차 앞부터 뒤까지 뻗어 있어 KTX를 제외한 국내 모든 열차 중 가장 빠른 최고 시속 180㎞
속도로 내달리는 초고속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특히 모두 8량으로 구성된 객차 가운데 4호차와 5호차 2량은 국내 처음으로 2층 객차를 도입해 북한강을 끼고 달리는
관광노선임을 한눈에 알게 했다.
외부에서 바라본 2층 객차의 높이는 기존 경춘선 노선의 터널 통과 등을 고려해 단층인 일반 객차 높이 3.75m보다 11㎝가량
높은데 불과했으며 위와 아래 1층과 2층으로 나란히 창문이 배열된 모습이었다.
내부로 들어서자 지난해 말 경춘선 전철 도입 이후 사라졌던 무궁화 열차의 좌석배열과 같이 4열로 구성돼 있어 옛 추억 속
경춘선 열차처럼 친숙한 느낌이었지만 2층 객차 입구는 다소 생소했다.
먼저 1층에서 계단을 이용해 2층을 올라갈 때 허리를 숙여야 하는 불편함에다 2층 객실 내부 높이가 1.9m에 불과해 성인
남성의 경우 머리가 내부 천장에 닿을 것 같은 다소 불안한 느낌이었다.
또 2층 객실 설치로 인해 1층 객실은 일반적인 열차의 의자 높이보다 70cm가량 낮아져 선로 바닥과 맞닿은 듯한 답답함과
불안감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2층 객실 의자에 앉아 차창 밖으로 내다보는 북한강변은 한마디로 환상적이었다.
이와 함께 8량의 객실 내부에 4열로 배열된 400여개의 좌석은 회전이 가능해 가족단위, 단체 고객의 편의를 고려한 세심함이
엿보였으며 의자의 간격이나 폭, 통로, 자체 내부폭도 KTX와 같거나 더 넓어 쾌적한 여행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이 열차는 저소음(최고 70㏈ 이하)을 구현한데다 객실에 21인치 LCD와 LED 조명등이 설치돼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물론 각종 편의시설도 갖춰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열차임을 느끼게 했다.
그동안 경춘선 전철은 춘천과 서울을 1시간 이상 오가는 비교적 장거리 노선이면서도 화장실이나 수유실, 자동판매기가 없어
불편함이 컸지만, 이 열차는 이같은 시설을 모두 갖췄다.
이날 첫 시범운행에 나선 좌석형 급행열차는 앞으로 개통을 앞두고 수차례 서울과 춘천까지 경춘선 구간을 오가며 선로
점검이나 안전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좌석형 급행열차는 설계기준으로 춘천역~상봉역 약 44분, 용산역까지 69분 가량에 도착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지난해 말 경춘선 복선전철로 수도권과 접근성이 개선된 춘천지역이 연말이면 1시간 이내로 서울 도심까지 갈 수 있어
춘천이 명실상부한 수도권 도시로 자리 잡는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운행 기간인 탓에 남춘천역에서 내리자 열차를 처음 접한 경춘선 전철 이용객들은 이색적인 2층 열차 모습을 휴대전화로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관광객 이주호(56.서울)씨는 "올해말 개통예정인 2층 좌석형 급행열차를 타고 수려한 자연풍광을 간직한 북한강을 초고속으로
내달리면 전국 최고의 명품열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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