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금융사 모두 손해본' 깡통아파트 3년간 수도권 8200가구
'개인·금융사 모두 손해본' 깡통아파트 3년간 수도권 8200가구
조선비즈 전재호 기자 입력 2011.09.14 11:46
-'깡통 아파트' 경기 용인·고양, 강남 3구 등 인기 지역에 많아
-"집값 상승기에 무리하게 대출받아 산 사람, 자산 모두 날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했던 2008년 8월 이후 3년간 아파트를 경매로 처분하고도 금융권 대출을
모두 갚지 못한 '깡통 아파트'가 수도권에서 총 8200여 가구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깡통 아파트는 대출을 얻어 매입한
아파트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출을 갚으면 남는 게 없는 아파트를 말한다.
14일 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이 2008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수도권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를 분석한 결과, 낙찰가액이
청구금액보다 낮은 아파트는 총 8242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청구금액이란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가 받으려는 금액이다.
낙찰가액이 청구금액보다 낮다는 것은, 예를 들면 아파트를 담보로 1억원을 빌린 사람이 대출금을 갚지 않자 돈을 빌려준
사람이 경매를 신청했는데 아파트의 낙찰가가 1억원보다 작아 대출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깡통 아파트는 경기 지역이 555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988건, 인천이 697건이었다. 이들 아파트가 갚지 못한 돈은 모두
1조1595억원으로, 한 가구당 평균 1억4068만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과거에 집값이 많이 올랐다가 금융위기 이후 큰 폭으로 가격이 내려간 곳에서 깡통 아파트가 속출했다.
경기 지역에서는 용인시가 1188가구로 가장 많았다. 은행 등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받지 못한 돈은
1529억원으로 한 가구당 평균 1억2875만원이었다. 용인시는 부동산 활황기에 집값이 강세를 보였던 대표적인 지역 중 한 곳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05년 1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용인시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평균 54.4% 올랐다. 그러나 이후 3년간
용인시 아파트 가격은 평균 11.8% 떨어져 경기 지역에서 파주시(11.8%)에 이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용인시 뒤로는 고양시가 804건을 기록했다. 고양시 일산서구가 435건, 덕양구 189건, 일산동구 180건이었다.
이들 지역도 2005년부터 금융위기 전까지 집값이 평균 50% 이상 올랐다가 금융위기 이후 10% 안팎으로 하락했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집값 상승기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이 집값 하락기에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로 처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강남구(244건·704억원)·송파구(207건·506억원)·서초구(183건·665억원) 등 강남 3구와 양천구(155건·375억원)와 같은
인기 지역에서 깡통 아파트가 많이 발생했고, 인천에서는 청라지구가 있는 서구(193건·125억원)와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134건·145억원)에 많았다. 남 선임연구원은 "이들 아파트는 돈을 빌려준 금융권도 돈을 떼이고 돈을 빌린 사람도 자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