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예측 못해 전세대란"
"1~2인 가구 예측 못해 전세대란" 조선비즈 입력 2011.04.22 03:06
정부가 1~2인 가구수를 턱없이 낮게 예측하는 바람에 전세대란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계청이 최근 실시한 2010년 인구총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1~2인 가구수는 5년 만에 23% 증가한 824만 가구에 달했다.
전체 가구의 48%에 달하는 수치로, 고령화·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된 결과다.
하지만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이 입수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당시에 통계청은 2010년의 우리나라 1~2인 가구수가 743만 가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계청 예측치와 실제 수치 사이에 81만 가구나 차이 난다.
문제는 국토해양부가 통계청의 2007년 예측치를 토대로 주택보급률을 산정하고 정책을 입안했다는 데 있다.
이 예측치를 토대로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주택 거래활성화, 미분양 해소, 아파트 공급에 초점이 맞춰졌다.
급증하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주택 공급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건설업체들도 주택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공급을 계속했다.
통계청은 인구센서스가 5년마다 시행되는 점을 감안해, 그 사이 기간의 인구동향을 사망률·혼인율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예측한다. 2000~2005년 사이에 1~2인 가구는 해마다 6~7%씩, 총 35% 증가했다.
그런데도 통계청은 2006~2010년의 기간에 1~2인 가구가 해마다 1~2%씩,
총 9.6% 늘 것이라고 추세보다 턱없이 낮게 예측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거 자료가 부족해 정확한 추계에 한계가 있었고,
추계가 너무 극단적이면 파장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예측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최경환 의원은 "지금 서울에 남는 오피스텔이 하나도 없고, 중소형이 대형보다 비싼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도
정부가 인구 및 주택 수요 변화를 제대로 내다보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주택시장은 2002년 재건축 바람이 분 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까지 중대형으로 확장하거나
신규 건설하는 공급에 치중해왔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 비중을 종류별로 보면,
아파트가 58%로 5년 전보다 6%포인트 늘어난 반면, 소형 위주의 다세대·연립주택 비중은 1
3.5%에서 12.6%로 오히려 감소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1~2인 가구의 주택 수요는
주로 오피스텔이나 원룸인데, 정부나 LH공사는 아파트 공급에만 매달렸고
보금자리주택도 주로 3~4인 가구용"이라며 "주택 수요를 제대로 예측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중대형 위주의 주택 공급으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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