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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길어야 3년’ 박지성 대표팀 은퇴 속사정 밝혀졌다

김 만성 2010. 12. 27. 19:24

‘무릎 길어야 3년’ 박지성 대표팀 은퇴 속사정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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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 최원창 | 입력 2010.12.27 06:02

 

 

[일간스포츠 최원창]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축구 대표팀을 은퇴할 수밖에 없는 피치 못할 속사정이 있었다. 본지가 단독 취재한 결과 박지성은 지난해 5월 구단으로부터 '오른 무릎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팀을 오가며 무릎을 혹사하면 선수 생명이 2년으로 줄 수 있다'는 경고였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는 26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해 구단의 정기 검진 결과 축구 선수의 무릎으로는 5년 정도 버틸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을 오가며 장거리 이동을 자주 하면 2년으로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길어야 3년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이 카타르 아시안컵(2011년 1월8∼30일·한국시간)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이유다. 박 씨는 "어차피 브라질월드컵을 뛸 수 없다면 차라리 빨리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게 지성이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른 무릎 물차는 주기 빨라져

두 차례 수술 후 무릎에 피로가 쌓이면 물이 차올라 경기 출전이 힘들어지고 있다. 2004년 9월 처음 물이 차오른 이후 무릎에 이상 징후를 보이는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에만 A매치를 앞두고 두 차례 물이 차올라 스페인과 평가전(6월)과 한일전(10월)에 나서지 못했다. 맨유 구단은 더 무리하면 선수 생명이 줄어든다고 경고했다.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뛰던 2003년 3월 반월형 연골판 제거 수술을 받았다. 맨유에서 활약하던 2007년 5월 외측 연골 자가골 이식술을 받았다. 오른 무릎에 두 차례 칼을 댄 것이다. 이후 대표팀을 오가며 무리할 때마다 무릎에 물이 차올라 고생했다. 특히 2004년 9월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 이후 물이 차는 주기도 3년 9개월-1년 4개월-8개월-4개월로 점점 빨라지고 있다. 올해에만 두 차례 물이 차올라 스페인전(6월)과 한·일전(10월)에 뛰지 못했다.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유나이티드병원 병원장)는 "사람은 면역력이 약해지면 가장 안좋은 부위에 염증이 생긴다"며 "박지성 역시 장거리 비행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약해지면 무릎에 탈이 났다. 맨유 의무팀에서는 박지성의 생체 방어체계에 한계가 왔다고 경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 못 뛸 바에는 빨리 후배에게 길을 터주고파"

박지성은 자전적 에세이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에서 "내게도 끝이 있다는 것, 그 끝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끝은 내가 최고의 모습일 때이고 싶다는 게 나의 바람입니다"고 썼다. 그가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미련없이 물러나겠다는 다짐 때문이다. 박지성은 구단 검진 결과를 받은 직후인 지난해 6월 "남아공월드컵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아시안컵을 뛴 후 은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씨는 최근 대표팀이 훈련하던 제주 서귀포에서 "아시안컵 이후 은퇴하겠다는 지성이의 의지를 확고하다"고 재차 은퇴를 시사했다. 박지성은 남아공월드컵을 마치고 "홀가분하지 않다. 단지 나의 월드컵이 끝났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후회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체력이 허락한다면 브라질월드컵을 뛸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왔다.

하지만 박 씨는 "반대 여론이 있을 때마다 마음이 약해서 비켜가곤 했지만 마음 속에는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27일 선덜랜드전을 마친 후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조광래팀이 캠프를 차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떠나 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는 주장 역할뿐 아니라 부상으로 빠진 박주영을 대신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공백을 메워야 한다.

◇박지성 대표팀 은퇴 관련 발언

▶2010년 12월16일 : "아시안컵을 마친 후 대표팀을 은퇴하겠다는 지성이의 의지는 확고하다."(서귀포 전지훈련을 찾은 아버지 박성종씨가 박지성의 생각을 대신 전하며)

▶  6월29일 : "현재는 4년 뒤 월드컵을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닥친 아시안컵이 우선입니다."(귀국 인터뷰 자리에서 은퇴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  6월26일 : "홀가분한 기분은 아니에요. 그냥 나의 월드컵이 끝났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후회도 되네요."(우루과이와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1-2로 패한 후 마지막 월드컵을 언급하며)

▶2009년 6월15일 : "2011년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구체적인 시간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  6월14일 : "남아공이 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입니다."(이란전 앞두고 처음으로 은퇴를 공식 언급)

최원창 기자 [gerrard1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