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좋은글·좋은시

너에게로 가는 비..

김 만성 2008. 5. 18. 13:51
      
      너에게로 가는 비 / 유리바다-이종인
      
      
      창 밖에는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비가 
      고집스럽게 내리는데
      이제는 가야 한다고 
      떠나야 한다고 수없이 뇌어보지만
      있어야 할 곳도 
      떠나야 할 곳도
      지우지 못한 이야기로 남아 
      손에 든 사랑은 
      비에 젖어 부풀어 오르는데
      약속도 없이 기다리는 
      당신의 땅에도
      당신이 들고 있는 사랑에도 
      하루종일 비가 오는가요
      오늘 버려야 할 것에도 정은 남는 것
      정처없이 길을 걷다가
      그 길 끝에서 당신을 만나지 못해
      다시 새 길을 내어 보지만
      당신 눈동자 같은 
      새 길을 내어 보지만
      멈추지 않는 비는 
      가슴에 수많은 추억만 찔러놓고
      새로 난 길을 차지하고 앉아
      포기할 수 없는 그리움 
      싸늘히 지우는데